홈페이지를 맡기려고 업체 세 곳에 연락하면, 세 곳이 서로 다른 질문을 보내옵니다. 하나씩 답하다 보면 업체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고, 돌아온 견적은 비교할 수 없는 숫자가 됩니다.
원인은 업체가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같은 문서를 보내지 않으면 같은 견적이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 문서가 요청서(RFP)입니다. 공공기관처럼 수십 쪽으로 쓸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 홈페이지라면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이 글의 답
홈페이지 제작 요청서는 10칸이면 됩니다. 회사와 목적, 대상 고객, 필요한 페이지, 참고 사이트, 꼭 필요한 기능, 콘텐츠 준비 상태, 오픈 희망일, 예산 범위, 오픈 후 운영 담당, 의사결정자입니다. 모르는 칸은 비우지 말고 "모름"이라고 적어 보내면, 그 칸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다룰 질문이 됩니다.
30초 요약
- •요청서는 업체를 평가하는 문서가 아니라, 업체들이 같은 문제를 풀게 만드는 문서입니다.
- •10칸 중 견적을 가장 크게 바꾸는 칸은 필요한 기능과 콘텐츠 준비 상태입니다. 페이지 수보다 영향이 큽니다.
- •운영 담당과 의사결정자 칸은 대부분 빠지지만, 일정과 유지보수 비용을 정하는 칸입니다.
- •모르는 칸은 "모름"이라고 적습니다. 빈칸보다 정직한 "모름"이 더 정확한 견적을 만듭니다.
왜 요청서 한 장이 견적을 바꾸나요?
업체는 모르는 부분을 각자의 가정으로 채워 견적을 내기 때문입니다. 어떤 업체는 사진 촬영까지 포함하고, 어떤 업체는 문구를 고객이 준다고 가정합니다. 금액 차이처럼 보이는 것의 상당수는 가정의 차이입니다. 업체의 구조가 만드는 차이는 웹사이트 견적이 천차만별인 이유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요청서는 그중 가정의 차이를 없애는 도구입니다.
그대로 복사해 쓰는 한 장 양식
아래 표를 복사해 문서나 메일에 붙이고 오른쪽 칸만 채우면 됩니다. 한 칸에 한두 줄이면 충분합니다.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내용입니다
| 칸 | 적을 내용 | 예시 |
|---|---|---|
| 1. 회사와 목적 | 무슨 회사이고, 이번 홈페이지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 B2B 장비 제조사. 문의가 메일로만 와서 홈페이지 문의를 늘리고 싶음 |
| 2. 대상 고객 | 누가 이 사이트를 보고 무엇을 결정하는지 | 구매 담당자, 해외 대리점 |
| 3. 필요한 페이지 | 메뉴 이름 수준의 목록 | 회사 소개, 제품 3종, 사례, 뉴스, 문의 |
| 4. 참고 사이트 | 좋은 사이트 2~3개와 좋은 이유 한 줄 | A사: 제품 비교표가 한눈에 보임 |
| 5. 꼭 필요한 기능 | 있어야 오픈할 수 있는 기능만 | 문의 폼, 국문과 영문, 뉴스 직접 업로드 |
| 6. 콘텐츠 준비 상태 | 문구, 사진, 영상, 로고가 있는지 | 문구 일부 있음, 제품 사진 없음 |
| 7. 오픈 희망일 | 날짜와 그 날짜인 이유 | 2월 말. 3월 전시회에서 QR로 연결 |
| 8. 예산 범위 | 상한과 하한, 또는 "모름" | 모름. 범위 안내를 받고 싶음 |
| 9. 오픈 후 운영 담당 | 누가 무엇을 직접 고칠지 | 마케팅 담당 1명이 뉴스와 배너 수정 |
| 10. 의사결정자 | 시안과 견적을 누가 최종 승인하는지 | 대표 승인, 실무는 마케팅 팀장 |
칸마다 견적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1~2. 회사와 목적, 대상 고객
목적이 "보기 좋게"인지 "문의를 늘리고 싶다"인지에 따라 작업의 무게중심이 바뀝니다. 문의가 목적이면 디자인보다 페이지 순서와 문의 동선을 설계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목적 한 줄이 기획 범위를 정합니다.
3~4. 필요한 페이지, 참고 사이트
페이지 수는 생각보다 견적을 덜 바꿉니다. 같은 틀을 반복하는 제품 페이지 10개보다, 구성이 모두 다른 페이지 4개가 더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참고 사이트는 이미지보다 "좋은 이유" 한 줄이 중요합니다. 이유가 없으면 업체는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견적을 냅니다.
5. 꼭 필요한 기능
견적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칸입니다. 다국어, 직접 올리는 뉴스나 사례(CMS), 예약, 회원, 결제는 각각 작업 단위가 다릅니다. "있으면 좋은 것"은 이 칸에 넣지 말고 따로 적어 두세요. 회원과 결제처럼 웹서비스에 가까운 기능이 견적을 바꾸는 구조는 외주 전 준비할 10가지에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6. 콘텐츠 준비 상태
가장 자주 빠지고, 일정이 가장 자주 밀리는 칸입니다. 문구와 사진을 누가 만드는지 정해지지 않으면, 디자인이 끝나고도 빈 화면으로 몇 주를 기다리게 됩니다. "없음"이라고 적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문구 작성이나 촬영을 범위에 넣거나, 준비 일정을 따로 잡을 수 있습니다.
7. 오픈 희망일
날짜만 적지 말고 이유를 함께 적습니다. 전시회, 투자 일정, 신제품 출시처럼 옮길 수 없는 이유가 있으면 업체는 범위를 나눠 1차 오픈과 2차 작업으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8. 예산 범위
예산을 숨기면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업체마다 다른 크기의 제안이 돌아와 비교가 더 어려워집니다. 정해지지 않았다면 "모름, 범위 안내를 받고 싶음"이라고 적으면 됩니다.
9~10. 운영 담당, 의사결정자
오픈 뒤 누가 직접 고칠지에 따라 관리 화면을 얼마나 쉽게 만들지, 유지보수를 얼마나 맡길지가 정해집니다. 의사결정자가 실무자와 다르면 시안 확인 단계가 한 번 더 생깁니다. 이 두 칸은 금액보다 일정을 바꿉니다. 오픈 뒤 수정 요청을 주고받는 방법은 빨리 처리되는 수정 요청서를 참고해 주세요.
모르는 칸은 어떻게 적나요?
비우지 말고 "모름"이라고 적고, 왜 모르는지 한 줄을 덧붙입니다. "예산 모름, 내부 보고 전에 범위를 알고 싶음"처럼 적으면 업체는 그 칸을 가정으로 채우지 않고 질문으로 돌려줍니다. 빈칸은 업체마다 다르게 해석되지만, "모름"은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읽습니다.
요청서를 보낼 때 함께 하면 좋은 것은?
세 곳 이내의 업체에 같은 날 같은 문서를 보내고, 받은 답변을 같은 표에 옮겨 비교합니다. 업체가 요청서에 없는 질문을 되묻는다면 좋은 신호입니다. 그 질문이 우리 회사가 놓친 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요청서를 읽지 않은 듯한 일반적인 답변은 거르는 기준이 됩니다. 업체에 넘기지 말고 회사가 쥐고 있어야 할 것은 홈페이지 외주에서 넘기면 안 되는 것에 정리했습니다.
EasySpark의 시선: 요청서는 첫 회의를 대신합니다
EasySpark(이지스파크)는 디자인, 개발, 검색 노출을 한 팀이 맡는 프레이머(Framer) 전문 웹 제작사입니다.
저희가 상담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견적 계산이 아니라 이 10칸을 함께 채우는 일입니다. 칸이 채워지면 견적은 거의 자동으로 나오고, 칸이 비어 있으면 어떤 견적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잘 쓴 요청서 한 장은 첫 회의 한 번을 통째로 대신합니다. 비용은 범위에 따라 달라 상담 시 안내드립니다.
막힌 칸이 있으면 그대로 보내 주세요
요청서를 채우다 막힌 칸이 있으면 그대로 보내 주세요. 대표가 직접 보고 빈칸을 같이 채워 드려요. 번호만 남기시면 문자로 연락드립니다.
글 허수진 EasySpark(이지스파크) 대표. 프레이머(Framer)와 피그마를 1,500명에게 가르쳤고, 기업 홈페이지와 랜딩페이지를 기획부터 오픈까지 직접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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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EasySpark 허수진 대표의 실무 내용이며, 프로젝트의 범위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요청서 항목과 견적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요청서 작성이 막히신다면 편하게 상담 신청해 주세요.









